180411 일본 시모노세키 : 또 한번의 도피여행 day 1




1. 여정

10일 : 서울역 - 부산역 - 부산항 -
11일 : 시모노세키항 - 시모노세키 (서양관 투어 - 해향관 내 레스토랑 - 아카마 신궁 - 카메야마하치만구 신사 - 씨몰) - 고쿠라 (마쓰모토 세이초 기념관 - 기타큐슈 시립도서관 - 리버레인 - 고쿠라 상점가) 



2. 서울에서 부산으로, 부산항에서 시모노세키항으로


아침에 미친듯이 일찍 일어나 밥도 하고 국도 끓이고 유부초밥도 만들고
열심히 먹고 짐싸고 챙겨서 서울역으로 출발
부산가는 KTX를 타보는 것은 처음이네
정차역이 4갠가 밖에 없어서 충격
전라선 KTX도 이렇게 가면 1시간은 줄겠네 이런 젠장

부산역과 부산항은 거리가 멀지 않아서 걸어가도 문제 없음
5시까지 와서 표 받으라고 했는데 좀 전에 가도 상관없는 거였음
이날 시모노세키 가는 단체가.. 그것도 뭐랄까 트롯트 가수 공연팀과 함께 가는 그런거..
그런 패키지와 함께 가는 거라서 어마어마하게 사람이 터졌음
여권 맡기고 40분쯤 뒤에 표를 받고 기다렸다

말로만 듣던 보따리상의 레알 보따리들이 이미 진을 치고 있다
6시 10분에 출국장 열린다고 했는데 6시에 열리더라
단체들이 몰려오기 전에 우리도 줄 서서 기다려서 들어감
뭐 별건 없고 사실 일찍 들어가려는 이유는 일반 다인실 객실에서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함이라고 보는데
다인실인 이상 좋은 자리가 어딨냐는
다들 핸드폰 충전때문에 콘센트 있는 자리 맡으려는 것 같은데
우리는 그런거랑 상관없어서 별 욕심이 없었고
또 하나는 안쪽 자리를 맡으려는 것.. 우리는 또 안쪽은 싫고 문가가 좋아서 대중취향과 어긋났다 큭


보따리와 단체때문에 돌아버릴뻔 했지만
우리의 방은 6인실에 화장실이 바로 앞이고 대욕장이 바로 옆....
조금 시끄럽긴 했지만 6인실이라 그냥 선방
그리고 6명 모두 여성 호호호 긴장했다고 엉엉 다행이네
보따리들의 어마어마한 짐과 수많은 불닭볶음면 박스는 컬쳐쇼크였다
배 타서 복잡해지기 전에 선내 3층에 있는 홀에서 얼른 자리잡고 저녁밥 냠냠냠

9시 30분쯤에 배가 출발해서 슬슬 요동치기 시작한다
대욕장에는 샴푸랑 비누랑 다 있더라
그리고 대욕장보다는 작은 목욕탕정도고 아줌마들이 어마어마하고 상당히 좁으니 선택은 알아서
아예 일찍 일어나서 씻는 것도 괜찮음
이때쯤에는 배가 거의 도착했거나 정박해있는 타이밍일테니까
이용할거면 일찍 이용하고 밥먹고 9시에 멀미약 드링킹하고 일찌감치 눕는게 좋다
앉거나 서있으면 파도에 요동치는 배 안에서 멀미하기 딱 좋음
누우면 일부러 균형을 잡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멀미위험이 줄어든다
그리고.. 침구는.. 더러움 감안하고 있어야 한다.. 진짜 레알.. 레알.. 레알.. 침낭가져가고 싶다..


출발하면서 부산항을 찍고 있는 나님
반팔입고 있기는 추웠지만 기분이 쾌적했음

이렇게 멀미약을 먹은지 30분 뒤에 잠이 들어서
약기운 + 새벽같이 일어나 설레발친 피로감에 죽은 듯이 잤다


내릴때도 로비에 미친듯이 보따리상 짐이 늘어서고 캐리어도 늘어선다
이미 7시쯤에는 긴 줄이 서있는 상태
아.. 진짜 이거 질림
탈때보다 내릴때 인류애를 상실하게 됨
내려서 세관 나갈때도 인류애 상실의 장임
짐 검사보다는 내릴때 몸수색을 하더라.. 개인 여행객 위주로 하는 것 같았다
남성들 수색하는 거 보니까 어라?? 좀 수치스러운데?? 싶었는데
여성들은 따로 칸막이 뒤로 데려가서 여성 직원이 하더라

짐을 들고 타고 들고 내리니 짐 기다리고 그런건 없어서 편하더라
어차피 짐도 없었지만
8시부터 시작한 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45분 정도 지났다


시모노세키는 육교의 도시임
레알 육교 위로만 다니면 국제페리터미널과 JR역까지 계속 다닐 수 있다
지상 보도는 신호도 길고 어디는 없기도 함
거기다가 육교가 길게 있는 곳의 아래는 보도라기보다는 자전거도로니까 위로 다니는게 나음
문제는 목발 짚고 있으면 힘들고.. 휠체어도 힘들고.. 애기들이나 허약자들도 계단 힘들고..
계단으로 일어나는 모든 힘든 상황은 다 있다는 거지

일단 세븐일레븐에서 딸기샌드위치랑 계란샌드위치를 사서 나왔는데
아니 이 근방에 바다가 있지만 먹을 벤치는 없다
근데 내가 너무 배고파서 그냥 걸어가면서 먹어버림 큭
해안가 따라 가는데 어째서 횡단보도가 없지??
하는데.. 시모노세키 사람들이 그냥 다 무단횡단을 한다?? 어째서??
차가 안오고 있기도 했는데 횡단보도로 가려면 한참을 다시 돌아가야 해서 어쩔 수 없이.. 나도.. 동참.. 앗!!


날씨는 이랬다.. 날이 꾸무룩해서 파도가 높았으니까..
저 맨션 너무 좋아보였다.. 살고 싶네..



3. 시모노세키 산책과 염원의 이루카 레스토랑

남들은 이런거 안하겠지만.. 서양관 투어..
옛날 건물 좋아하는 우리는 이거 다 찾아보고 다녔다
구 야마구치 은행 본점, 구 미야자키 상관, 다나카 키누요 문화관, 구 시모노세키 영국영사관
신났다고 필름 낭비하면서 사진 찍고 다녔다


영국영사관에서 피터래빗 소개를 하고 있었는데 저 피터래빗 그리기가 너무 재밌었다
되게 잘 그린 사람도 있고 애기들이 낙서스럽게 그린 것도 있었다

그리고 일단 멈춰서 점심을 먹자
11시에 오픈하는 해향관의 레스토랑, 이름하야 이루카가 보이는 레스토랑으로 갔다
해향관에서 돌고래쇼가 열리는 야외 공연장 밑 부분에 있는 레스토랑이라서 돌고래를 볼 수 있다
물론.. 약간 비위생적인 기분이 들 수도 있지만.. 난 이게 너무 궁금해서 올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아 신기방기
동물학대야..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신기방기 한 것은 참 이중적인 마음이야.. 흑


내부는 이렇고.. 가격은 사악함


메뉴는 이것저것 있는데
로로는 일본에 왔으니 첫끼는 함바그로 시작하고
나는 야마구치 현의 명물이라는 기와소바를 주문했다
함바그는 평타.. 맛없지 않으니 됐어
기와소바는 기왓장에 소바를 살짝 구워 올리는데 기와도 따땃함
장국에 찍어서 먹는데 신기함..
특별히 맛있는 것은 아닌데 이상하게 내 취향에는 맞았다
염원 클리어 해서 뿌듯하다


날씨 진짜 암담하네..
해향관 바로 옆이 하이! 카랏토 요코쵸라는 작은 놀이공원이다
이날은 휴일이었어서 대관람차가 안돌았지만 내가 인력으로 돌린닷!! 오잉!!

그리고 계속되는 서양관 투어


나베쵸 우체국과 구 아키타 상회 건물임
우체국은 지금도 우체국이고 아키타 상회 건물은 예전엔 관광 인포메이션 센터로 쓰였는데
지금은 닫았고.. 인포는 이전했다고 붙어있더라

체크인 3시부터라 시간이 남았으니 아카마 신궁으로


어?? 로몬이랑 비슷하게 생겼네??


내 귀는 무사했으면!!

내려가는 길에 카메야마하치만구 신사를 들어갔는데
왜냐면.. 일본 최대의 복어 동상이 있다고 해서..
크긴 큰데.. 무서워.. 너무 리얼하게 생겨서 무서움..
그리고 이 복어동상의 레플리카가 시모노세키 시내의 전화박스 위에 딱 얹어져 있다
그거 보고 뭔가 웃겨서 한참 낄낄댔다

유메타워를 지나 씨몰 보고 그 옆에 영화관에서 전단지 주워오고..
아니 창년이 개봉을 했는데.. 왜 여기선 안해서.. 내가 볼 수가 없냐..
하다못해 고쿠라 쪽에서 상영하면 보고 오려고 했는데 고쿠라에서도 안해..
이렇게 내가 또 토리를 못보고 눈물을 흘리고 오는구나
주피터 가서 반호텐 코코아 190주년 기념통 있는거 보고 악악 하며 찜해놓고 옴

3시가 되어 체크인하고 돈 정리하고 4시 못되어 재빨리 고쿠라로 JR타고 고고



4. 고쿠라의 세이초

시간이 알맞았다
15분 정도 기다리고 기차 출발
세이초 기념관은 5시 30분에 입장 마감이고 6시까지 운영하기때문에
시간적으로는 괜찮았지만 어쩐지 최대한 빨리 들어가고 싶은 마음에 발이 바빴다

고쿠라 역에서 내려 리버레인을 향하여
그 뒤편이 고쿠라 성이고 또 그 옆이 세이초 기념관, 거기서 길 건너면 기타큐슈 시립도서관이다
리버레인 안의 NHK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아니 내 맘이 급해서 세이초 기념관에 먼저 가야했다
남들은 고쿠라가서 고쿠라성 보고 온다는데 나는 세이초 기념관만이 목적이다!!

세이초 기념관 도착하니 5시!! 얏호!!


아 너무 신나
안에 들어가면 바로 표지들이 쫙 벽에 붙어 있는데
한국에 번역된 작품들 찾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들 찾고 그랬다
진짜 세이초의 대부분의 자료가 모여있다
이걸 보니 진짜 세이초가 대단한 작가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되더라
엄청나게 방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한 세세한 구성
2층에는 두 층을 관통해 세이초의 도쿄 자택이 재현되어 있었다
아니 이 아저씨 집에 무슨 도서관을 차렸네
자료의 양도 그렇고 아주 유물도 있고 미쳤음
육필원고도 의외였는데 약간 나에게는 차림새가 너저분한 아저씨 이미진데 글씨는 아주 깨끗했다
아니 방의 다다미에는 담뱃불 떨어진 자국이 넘치는데 원고는 깨끗
빨간 연필로 교정본 것마저 깔끔
교정 보는 빨간 연필도 전시되어 있는데.. 내가 이걸 사왔지롱 크크크


세이초 기념관에서 득템한 엘홀더
아!! 이거 사서 너무 좋다!! 엘홀더 팔아줘서 고마워요!!
엘홀더 위에 있는 빨간펜이 세이초가 쓰던 빨간 연필 2종 중의 하나
나도 집에서 이걸로 고치고 있음 흣
덕후투어 성공적!!


나오는 길에 기타큐슈 시립도서관 슬쩍 들어가서 구경
여기는 구조도 신기하지만 영화 도서관 전쟁의 로케지임
그래서 꼭 보러가고 싶었다
마침 옆에 있으니까 슬슬 가봄
들어가는 입구에 슬로프가 없는게 아쉽지만 내부는 아주 맘에 들었다
생각보다 내부가 크진 않았다
한쪽에 도서관 전쟁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저녁밥은.. 리버레인에서 그냥 먹기로..
사실 늘 이것저것 조사하고 오는데 고쿠라 일정은 내일이었는데 오늘로 바꾼거라
조사를 거의 안했다..
그래서 안전빵으로 리버레인 안에 있는 식당에서 먹기로 하고 돌아다니다가
체인점인 포무노키로 결정
그러고보니 일본에서 이런 체인점 오무라이스 또 반숙스타일 오므라이스는 처음 먹어본다


고쿠라성이 보이는 곳에서 먹은 오무라이스
맛은 당신이 생각하는 체인점 오무라이스 바로 그 맛입니다

뜬금없이 고쿠라 역 앞의 상점가 거리를 지나다가 마츠키요를 들어갔는데
시모노세키의 마츠키요와 코코카라화인 보다 여기가 내가 살 품목들이 좀 더 싸더라
그래서 진짜 뜬금없이 여기서 사서 택스프리 받음 홋
고쿠라역에 와서 시간 보고 다시 마츠키요 가서 물건 사오기는 했는데
딱 고쿠라역 도착하니 시간이 넘나 딱 맞아서 4분뒤에 열차 출발
너무 좋다아


다시 시모노세키로 돌아와 숙소 앞 하로데이에서 과자와 논알콜 맥주 구매
요새 우리 자매가 논알콜 맥주에 완전히 꽂혀있다
맥주의 탄산과 시원함 (달지 않은!) 은 좋아하는데 알콜이 싫거든
둘다 술마시는거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논알콜 맥주에 빠졌는데
일본이 논알콜 시장이 좀 더 크니까 온김에 다 먹어보고 가기로 했다
첫 타자는 삿포로의 무기노 쿠츠로기.. 는 맛이 없다.. 끝맛이 별로..
그래도 첫맛은 좋으니 봐주자
그리고 코이케야 감자칩을 드디어 먹었네에 예헤

이렇게 길고 긴 하루가 지났다
내일도 할일이 많다
사가에서 하고 싶었던 산책을 시모노세키에서 맘껏 하고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