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드, 나츠메 소세키의 아내





나츠메 소세키의 아내



2016년 3분기 NHK 방영 (총 4화)
출연 - 하세가와 히로키 / 오노 마치코 / 쿠로시마 유이나 외



하세가와 히로키에 잠깐 빠져있는 상태라 이것도 보게 되었네
어쩌다보니 나츠메 소세키는 아직 한 작품도 읽지 않았는데
이 드라마를 보고 나니까 좀 읽어볼까 싶은 생각도 든다

드라마는 나츠메 소세키의 아내인 나츠메 쿄코가 쓴 에세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정확하게는 나츠메 쿄코가 구술하고 그 사위가 받아 써 정리한 에세이
한국에도 변역되어 있음
암튼 그걸 바탕으로 소세키와 쿄코의 결혼생활을 다루고 있는데
드라마는 교코의 조카인 후사코가 나츠메 부부를 지켜보는 관찰자 입장에서 서술된다

19세기 사람들다운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고 있는게 보는데 갑갑함을 자아내긴 하는데
어쩌겠어 흑
사랑을 못 받고 타인에 대한 적개심을 지닌 남자 소세키와
부잣집 아가씨로 고생도 모르고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쿄코가 부부가 되어
고통받고 인내하며 살아간다
그 시절에 외국으로 유학가서 영어를 공부하는 것에 위화감을 느끼고
넉넉치 못한 유학생활로 신경쇠약에 시달리는 남자를 보필하며 사는 것도 상당한 인내심이다
근데 뭐랄까 지금같으면 바로 이혼당해도 할말없는 남자이긴 한데..
쿄코의 입장에서는 남편에 대한 사랑이 묻어났달까....
그런 부분이 나에겐 신기했다

드라마 내용 외적인 부분에서도 배우 연기도 좋은것도 좋은 것인데
19세기를, 일본의 삶을 다루면서 드라마의 음악은 죄 클래식으로 깐 것도 신기
부부의 테마로 사용된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21번이 너무너무 잘 어울렸다
NHK 토요드라마 범위는 때깔이 좋아서 더 보는데 재밌다
저런 캐릭터들이 나오는 평범한 드라마였으면 진짜 싫었을텐데 그게 또 실존인물이니까 
심지어 나츠메 소세키니까 그냥 봐짐 크크크크

인상적인 장면들을 몇몇 기록해놔야지
드라마에서는 필명인 소세키가 아니라 본명인 킨노스케로 등장하지만 내가 쓰기 귀찮으니까
소세키로 그냥 통일 큿큿


소세키와 쿄코


그 더운 여름에 구마모토에서 결혼식을 하는데 가족친지라고는 쿄코의 아버지 달랑 한명
소세키의 부모야 뭐....
벌써 보통의 정신세계를 가진 남자가 아님이 행동들을 통해서 드러나는데
장르가 무엇이든 예술가와 결혼하는 일은 고통스러운 삶으로 자진해서 입성하는 일이다
이때는 아직 소세키가 소설가는 아니었지만 이미 기질상으로 충분함


허구한 날 싸우고 갈구고 그러면서도
소세키는 쿄코!! 쿄코!! 없으면 찾아대고 쿄코는 소세키에 영향력 행사 중이고
자네는 풍류가 없어!! 라는 소리를 들으면 시무룩해질만도 한데 쿄코는 그럼 좀 알려줘요!! 
라고 끝까지 소세키를 물고 늘어진다 
이 부부.. 이러니까 그렇게 살았나봐..


있는 집안의 여름 휴가
이때는 쿄코가 첫 유산을 겪었던 때라 심적으로 많이 지쳐있던 시기
소세키는 소세키대로 구마모토에서 도쿄로 상경하고 싶은데 잘 되지 않아서 낙담하던 시기
더불어 나중에 밝혀지지만 쿄코의 유산때문에 가족에 대한 회의를 더욱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
부자시절 기모노들 다 예쁨 


쿄코의 요양이후 다시 구마모토의 생활
심신이 지칠대로 치진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애정을 불평불만으로 표현한다
뭐 소세키라는 남자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었으니
잔뜩 어리광부리고 사랑받고 자란 쿄코에게는 참으로 가혹한 일이었겠지
저 시대에 중매로 결혼하고 결혼생활과 동시에 서로를 사랑해야 하는 일이 시작된다
언제나 사랑은 3초안에 빠져야 하는 건데 이 두사람에겐 그 3초가 있었을까??
어쩌면 처음 만나 소세키의 하이쿠에 웃던 쿄코의 3초가 그 3초였을까??
결국 사랑받지 못한다 생각한 쿄코는 강에 몸을 던져 자살을 시도하지만 다행이 사공이 얼른 건져 
목숨을 부지하게 된다


그래도 두 사람 사이에 다행히 첫번째 아이가 태어나고
이 후로 줄줄이 딸이 태어나 딸부자집이 되지 크크크크크


소세키가 문무성 유학생으로 선발되어 영국에 영어를 연구하러 가게 되면서
이들의 구마모토 생활은 끝이 나고 도쿄 생활이 시작된다
짐싸는 쿄코
저렇게 다 개어놓고 하나씩 챙기는 모습이 뭔가 맘에 든다
떠나면서 소세키가 남겨놓았다는 하이쿠
하이쿠는 전혀 모르겠어.... 뭐가 감이 안와.... 
내 생각에 하이쿠를 즐길 수 있으면 일본문화를 정말 잘 알고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같다


영국유학 마치고 온 소세키
저 뭐지.. 영국식의상.. 저격당한 기분이야 으흣
이 영국유학으로 소세키의 기질은 완전히 120% 겉으로 드러나게 된다
가족에 대한 동경, 외로움이 키워냈던 지난 시절이 선생이라는 직업으로 그나마 가려져 있었는데
유학시절의 빈곤, 동양인에 대한 차별, 일본인이 영어를 연구하는 위화감
등등으로 소세키는 완전히 일변해 신경증 증세를 보이며 괴팍한 사람으로 더욱 변모한다
딸들을 때리는 일도 빈번해지며.... 딸들에겐 무서운 아빠.. 무서운 사람.. 이 되어버린다
원래도 가르치는 일에 관심이 없고 적성도 아니었는데 이것도 점점....
10만엔 갖고 싶다!! 일 하지 않고 펑펑 놀며 살고싶다!! 
그것은 내맘과도 같구나 흑


더불어 쿄코에 대한 패악도 심해져서 정말 감당하기 힘든 지경에 이름
잠시 아이들을 데리고 피신했던 쿄코는
소세키의 행동이 신경증에서 오는 것이라는 진단을 듣고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할수있는 한 소세키에게 상대가 되어주겠다고 다짐한거지
아니 이혼청구편지라며 저렇게 길게 써가지고 직접 주러 간 일은 또 뭐야 암튼 크크


소세키가 없던 가난한 날들을 딛고 조금씩 회복해가는 나츠메가
그리고 쿄코의 아버지는 뒷배였던 내각이 개편되어 단숨에 일자리를 잃고 
심지어 전쟁을 기다리며 주식에 투자해서 점점 나락으로 굴러떨어져갔다
추운겨울 코트도 없이 딸에게 돈을 빌리러 온 아버지
남편에게 보증인이 되어달라는 말을, 자신들의 형편에선 할 수 없어 아버지를 내친 딸
그리고 소세키는 처남에게 자신이 융통한 돈을 준다
그렇게 이 집이 좋냐고 묻는 소세키, 당신은 어떠세요?? 라고 되문는 쿄코
이 드라마 보는 동안 이런 문답이 오가는데 부부라는건 연인일때는 알 수 없는, 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잔뜩 진을 치고 버티고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드디어 짜잔!! 나츠메가에 고양이가 등장했다
발톱까지 까만 복고양이는 진짜로 나츠메가에 복을 불러오는데
그리하여 탄생한 소세키의 대표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죽는 날까지 소세키가에 살지만 끝내 이름이 붙지 않은 그야말로 고양이인 고양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유명해지며 소세키도 오래전 소망이었던 소설가의 꿈을 이룬다
그리고 아사히 신문의 권유로 신문사 소속으로 소설연재를 요청받지만
문하생도 많아진 시점에 쿄코는 돈도 없으니 교수일자리르 그만두지 말라고 한다
근데 나이가 들면서 그래도 그전엔 묻지도 않았던 일을 쿄코에게 조금씩 묻고는 있으니
살다보면 또 변하는 것인가 싶네
쿄코의 허락하에 학교를 그만두고 신문사에 들어가 문예란을 맡아 연재소설을 쓰기 시작


이때쯤 나츠메가에 신부수업차 들어온 쿄코의 사촌동생 후사코
쿠로시마 유이나 요새 내가 보는 드라마마다 나오는 기분은 나만의 기분인가


쿄코가 애끓는 심정으로 일을 해야 할때는 언제나 비가 내린다
한때 소세키의 의붓아버지가 찾아와 돈을 달라고 이야기 할때
심약한 소세키는 차마 의붓아버지의 연을 끊지 못한다
인정도 없는 여자라고 욕을 먹을지언정 쿄코에게는 할수밖에 없었던 일
그것도 가족이었다며 상실감을 느끼는 소세키
아니 그럴거면 본인 자식들한테나 좀 잘해주라고
딸들이 죄 아버지한테 맞기 싫어서 도망다니고 잘 놀다가도 아빠만 등장하면 얼굴이 굳는데
가족이 소중하다면 자기 부인과 자식들한테나 좀 잘하기를.. 


하나 가면 하나가 또 온다
광산의 인부가 하나 찾아와 소세키에게 소설이 될 것이라며 광산이야기를 해주고 간다
이 인물은 가공의 인물로.... 어째서 가공의 인물이 굳이 나온지는 모르겠는데
나는 그냥 내가 했던 가족에 대한 생각을 드라마에서도 말하려고 했던게 아닌가 싶음
이 갱부청년은 말만 번드르했던 사람으로
후사코가 잠깐 좋아했으나 결국 두번다시는 만나지 못하게 되었고
쿄코에게는 꽤나 거슬리는 존재로 소세키가 갖는 자신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게 하고픈 일을 만든다


그렇게 된 데에는 일단 첫번째 아들이 태어났고
소세키가 키우던 문조가 단숨에 죽어버렸다
문조가 죽었다고 쿄코의 뺨까지 때린 소세키.. 아니..
그리고 문조같은 여자 소설가 오오츠카가 등장
이런 상황이니 쿄코가 뭔가를 확인하고 싶은 기분이 안들수가 없다
근데 오오츠카 역에 단 미츠.. 진짜 너무 잘어울려서 깜짝 놀랐다
역시 단 미츠는 기모노 입었을 때가 제일 예쁨
늘 약점이라고 불리는 목소리도 이번에는 너무 잘 어울려서 좋았다


화가 날 떄는 카스테라 우걱우걱 
단걸 먹어야지 크크크
이 드라마는 저렇게 햇빛이 들어오는 연출이 많은데 전통가옥과 잘 어울려서 좋았다
늘 축축한 기분이 드는 나츠메가를 어떻게든 제습해주는 기분


아무리 부부래도 사랑을 확인하고 싶기는 쿄코도 마찬가지
한번이라도 사랑받아본 적이 있을까.. 이 사람에게 내가 그런 적이 있을까..
소세키는 끝내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슈젠지에서 피를 토하고 쿄코를 불러서 집으로 돌아가자고 말하는 소세키의 모습에서
그가 이제는 쿄코가 없으면 살 수 없겠구나 싶은 기분이 들었다
제 아무리 날뛰어도 쿄코라는 부인의 품 안이다
아마 쿄코도 그걸 알지 않았을까


슈젠지로 요양가지 전에 입원한 병원
이때 두 사람의 골이 가장 깊었다고 생각된다
딸들 표정이 거의 도살장 끌려온 표정....
여기저기서 보내온 꽃들로 장식된 병실
그리고 먹지 말라는대도 굳이 쿠키를 먹어대는 소세키
고집하고는 진짜 


두 사람의 결혼생활 15년째
나고야에 강의 차 갔을때 함께 간 쿄코
쿄코는 '도련님'의 키요가 자신이 아닌가 묻는다
고집불통의 도련님을 온마음으로 사랑하는 단 한 사람 키요
그리고 그 도련님이 의지하는 단 한사람 키요
쿄코의 쿄는 원래의 이름으로 키요라고 읽는다
두번째 장편이었던 도련님에서 키요를 읽어낸 쿄코
어쩌면 인정하지 않았을 뿐이지 소세키의 3초도 자신의 하이쿠를 듣고 웃어버리던 그때 일어났던게 아닐까

부부란 신기한 관계다
사랑이 없으면 살 수 없지만 사랑이 있어도 살기 힘들다
두 사람을 보면서 그 깊고 알 수 없는 관계를 생각한다